
1. 스페인 무정부주의자에 대한 이야기
영화 "맨오브액션"은 스페인 무정부주의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실존인물 루치오 우르투비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파리에서 전설적인 위조작전을 성공시킨 사람인데요, 미국 최대은행인 시티뱅크를 상대로 위조 여행자 수표를 배포해 시티은행을 곤경에 빠뜨린 인물입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이 주인공 프랭크 아바날의 매력과 더불어 전체 영화를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다면, 영화 "맨오브액션"은 쫄깃한 긴장감은 다소 떨어집니다.
강도사건, 음모, 배신, 체게바라, 볼리비아, 아나키스트, 드골 등 온갖 소재가 총출동하지만, 이 소재들이 잘 섞이지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단, 20세기 중반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던 아나키스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미학적으로, 장면 곳곳에서 등장하는 파리의 모습과 거기에 맟춰 흐르는 음악 역시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 요소들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파리의 에밀리" (Emily in Paris)에서 볼 수 있는 선명하고 화려한 파리가 아닙니다. 관객이 마치 1950년대로 돌아간 듯, 낭만적이고 명화 속 한 장면 같은 파리의 모습들이 계속 보여집니다. 머리 보다는 눈과 귀가 즐거웠던 영화입니다.
2. 부자들에게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로빈후드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루치오 우르투비아(Lucio Urtuvia)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인물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요. 루치오 우르투비아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코난도일의 셜록홈즈, 그리고 로빈후드에 비유되는 인물이었습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영화는 이 인물의 매력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되네요).
이 분이 쓴 저서도 있고 유튜브에 인터뷰 동영상도 꽤 많이 있습니다.

루치오 우르투비아는 1931년에 스페인 북부 나바라 주의 카스칸테 Cascante에서 태어났습니다.
카스칸테는 스페인 나바라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입니다. 한 때 중요한 로마의 거점도시로 로마의 문명을 퍼트리기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자랑하던 도시였습니다만, 19세기 스페인 산업혁명 당시에는 스페인에서 제일 먼저 성냥공장이 생긴 곳이라고 하네요.
루치오의 유년기에, 스페인 사람들 모두에게 끔찍한 기억인 스페인 내전(1936년~1939년)이 일어났습니다. 스페인 내전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킴으로써 시작된, 프랑코 반란군과 공화파 정부군간의 내전이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스페인 내전이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하였던 유럽각국이 국제연맹을 통해 불간섭 조약을 체결하였습니다만, 사실상 양 진영을 지원한 세력이 많아 제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아무튼 이 내전 이후 스페인국(프랑코정권)은 황폐화되고 프랑코 치하의 스페인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 됩니다. 이로 인하여 1950년대부터 10여년간에 걸쳐 약 25만명 이상의 스페인 국민들이 이민을 떠났고 그들 대부분은 프랑스로 떠났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루치오 우르투비아도 이 때 프랑스로 이민을 떠난 것이겠지요. 이후 프랑스에서 벽돌공 일을 하면서, 고단한 이민자로 새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곧 프랑스에서 아나키즘 운동의 주동자가 되면서 은행강도, 위조화폐, 위조여행자수표 등 각종 금융범죄로 번 수익을 가난한 동지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3. 아나키즘은 무정부주의가 아닌 무지배주의
아나키즘을 단순히 무정부주의로 이해한다면, 이것은 아나키즘을 매우 축소해석하는 것입니다. 국가가 계급제의 최고형태이므로 아나키즘이 반국가적이고 반정부적인 것을 당연히 포함하고 있지만, 아나키즘 자체는 모든 형태의 위계질서에 반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아나키즘은 "아나키" 즉 "지배가가 없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정치사상으로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대의 대표 아나키스트가 예수, 노자 라고 한다면, 프랑스혁명을 통해 아나키즘은 본격적으로 탄생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나키즘에서 주장하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도 없고, 백프로 공감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만, 다음 주장은 공감이 됩니다.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자들은 임금노예제(wage slavery)에 굴복하여 자기소유권을 스스로 박탈한다"
4. 영화 정보
- 감독: 자비에 루이스 칼데라
- 출연: 후안 호세 발레스타(루이스 역), 루이스 칼레조(아스투리아노 역), 리아 오프레이(아네 역)
- 장르: 드라마
- 국가: 스페인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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